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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안 국가산단, 협약 숫자로 성과를 대신하지 말라

98개 기업의 관심을 실제 투자로…일정·재원·고용·주민 보상에 책임 있는 답 내놔야 입력 2026-09-17 14:22:56 조회 39


무안 국가산단 후보지에 입주 의향을 밝힌 98개 기업과 32만 평 규모의 투자협약이 체결됐다. 통합특별시의 지난 9일 발표에 따르면 산업시설용지의 절반에 해당한다. 기업 수요 확보는 평가할 성과다. 


그러나 협약서에 적힌 면적만으로 공장이 들어서고 일자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실행의 증거다. 


투자협약은 사업의 출발점이다. 부지 공급 시기와 가격,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인력 확보 여건이 맞지 않으면 기업의 투자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입주 의향과 투자 확정, 착공과 가동을 구분하지 않으면 주민의 기대만 앞서간다. 행정은 협약 건수에 머무르지 말고 실제 투자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줘야 한다.


통합특별시와 무안군은 기업별 투자계획을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검증 가능한 실행계획으로 구체화해야 한다. 


국가산단 지정·승인, 사업시행자, 재원 조달과 기반시설 구축은 어디까지 협의됐는가. 남은 과제는 누가 언제까지 해결할 것인가. 확정 사항과 목표 일정을 구분해 제시하라. 지연 원인과 대책을 설명할 책임도 분명히 하라.


기업 유치의 내용도 따져야 한다. 신재생에너지와 식품, 인공지능 농산업 등의 참여가 산업 간 협력으로 이어져야 한다. 핵심기업 유치와 지역 중소기업의 납품 기회, 농수산물 가공·유통과의 연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기업 수만 늘고 지역 산업과의 연결이 약하다면 기대한 파급효과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주민에게 사업의 부담을 먼저 떠안기고 혜택은 막연한 미래로 미뤄서는 안 된다. 편입 예상 토지와 보상 절차, 영농과 생활환경에 미칠 영향을 확인된 자료로 설명해야 한다. 정해지지 않은 보상 시기와 금액을 확정된 것처럼 말해서도 안 된다. 질문에 답하고 쟁점을 조정할 상시 협의 창구도 필요하다.


일자리 역시 숫자만 제시해서는 부족하다. 협약기업이 요구하는 직종과 숙련 수준을 파악하고 지역 대학·직업교육기관과 인력 양성을 준비해야 한다. 청년 채용과 통근·주거 대책을 공장 가동 이후로 미룬다면 지역 정착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예상 고용 규모와 실제 채용 실적, 지역 인력의 취업 성과를 구분해 공개해야 한다.


무안 국가산단의 가치는 발표 당일의 협약 규모로 완성되지 않는다. 기업이 실제로 투자하고 주민의 소득과 지역 상권에 변화가 생길 때 입증된다. 무안군과 통합특별시는 이행 상황을 공개하고 지연 요인 해소에 행정력을 집중하라. 큰 기대를 불러일으킨 만큼 책임도 커졌다. 협약은 출발이고, 성과는 이행으로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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